
유린기의 역사
유린기의 원형은 중국의 전통적인 닭고기 요리에서 시작됩니다. 정확한 연도나 인물은 남아 있지 않지만 명나라 시대부터 기름에 튀긴 닭고기를 간장과 향신 채소로 양념한 음식들이 귀족이나 관료의 연회에서 종종 등장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오늘날처럼 깔끔하게 분리된 요리명이 아니라 ‘기름을 끼얹은 닭고기’ 정도로 표현되었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조리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청나라 시대를 거치며 음식 문화가 보다 다양해졌고 음식의 외형과 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린기는 중국 남부 지역에서 하나의 고급 요리로 정착하게 됩니다. 닭을 바삭하게 튀긴 다음 식초와 간장, 다진 파, 마늘, 생강 등을 섞은 소스를 위에서 끼얹는 방식은 입맛을 돋우는 동시에 조리 시간이 짧아 실용적인 요리로도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도시 상류층의 잔치 자리에서는 이 유린기가 빠지지 않는 인기 메뉴였다고 합니다.
20세기 초 중화요리가 해외로 퍼져나가면서 유린기도 함께 일본에 소개됩니다. 일본에서는 ‘유린치’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조금 더 단맛이 강조된 소스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로 재탄생합니다. 일본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간장의 염도를 낮추고 설탕이나 미림을 넣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살아나도록 조정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식 유린기는 중화요리의 일종이면서도 독자적인 일본풍 요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린기는 1980년대 이후 한국에도 널리 퍼지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중화요리 전문점, 분식점, 술집 등에서 사랑받는 메뉴로 자리 잡았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된 버전들이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추기름을 사용해 매콤함을 살리거나 소스를 미리 버무리지 않고 따로 제공하여 바삭함을 유지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 닭을 튀기는 대신 오븐에 구워 건강한 느낌을 더한 웰빙 버전도 생겨났습니다.
한국의 유린기는 단순한 식사 메뉴를 넘어 ‘회식 메뉴’나 ‘술안주’로도 자주 선택됩니다. 바삭한 튀김과 감칠맛 나는 소스가 술과 잘 어울리기 때문인데요. 특히 치킨과 유사한 형태의 조리법 덕분에 치맥 문화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유린기는 ‘국적을 초월한 음식’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에서 변형되었고, 한국에서는 또 다른 스타일로 발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 나라의 입맛, 문화, 조리 환경이 반영되면서 유린기는 어디서든 사랑받는 요리가 되었지요. 한 마디로 유린기는 동아시아 3국의 음식 문화가 어우러진 ‘융합형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린기 만드는 법
주재료
- 닭다리살 (정육, 껍질 제거) 2~3장 (약 400~500g)
- 소금 1작은술
- 후춧가루 약간
- 맛술 1.5큰술
- 생강즙 또는 다진 생강 1작은술
튀김 재료
- 감자전분 또는 고구마전분 6큰술
- 달걀 흰자 1개 (선택사항)
- 식용유 넉넉히 (튀김용)
소스 재료
- 진간장 2큰술
- 식초 2큰술
- 설탕 1.5큰술
- 물 2큰술
- 다진 마늘 1작은술
- 다진 생강 1작은술
- 다진 청양고추 또는 홍고추 ½개
- 송송 썬 쪽파 2큰술
- 참기름 ½작은술
- 통깨 약간
- 레몬즙 1작은술 또는 꿀 ½큰술
닭 손질 및 밑간
닭다리살은 껍질과 노란 기름, 근막을 제거한 뒤 칼로 두께가 고르지 않은 부위는 얇게 펴주세요. 두께가 균일해야 튀길 때 겉과 속이 동시에 익습니다.
닭다리살에 소금, 후추, 맛술, 생강즙을 고루 발라주세요. 지퍼백이나 볼에 넣고 20~30분 정도 냉장 숙성하면 잡내가 제거되고 속살이 더 부드러워집니다.
튀김 준비 및 두 번 튀기기
전분 입히기: 튀김 직전에 전분을 넉넉히 뿌리고 꾹꾹 눌러가며 입혀주세요. 달걀흰자를 살짝 섞으면 전분이 잘 달라붙고 튀김옷이 들뜨지 않습니다.
1차 튀김: 팬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150~160도로 예열한 뒤 닭을 넣고 약 5~6분간 튀깁니다. 속을 익히는 단계입니다. 튀긴 닭은 체에 밭쳐 기름을 뺍니다.
2차 튀김: 1차 튀김 후 2~3분간 식힌 뒤, 다시 180도 이상 높은 온도에서 2~3분간 재튀김합니다. 바삭한 껍질과 기름기 없는 깔끔한 맛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입니다.
유린기 소스 만들기
작은 냄비나 팬에 간장, 식초, 설탕, 물을 넣고 약불에서 가볍게 끓입니다. 여기에 다진 마늘, 생강, 고추를 넣고 향이 올라올 때까지 1~2분 끓이세요.
불을 끈 후 쪽파, 참기름, 통깨를 넣고 가볍게 섞습니다. 기호에 따라 꿀이나 레몬즙을 약간 넣으면 감칠맛이 살아납니다. 소스는 따뜻하게 사용하셔야 풍미가 극대화됩니다.
마무리
튀긴 닭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접시에 담고 위에 따끈한 소스를 넉넉히 끼얹습니다. 또는 따로 곁들여 바삭함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쪽파채, 고추링, 레몬 슬라이스 등으로 장식하시면 시각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요리 팁
- 전분가루는 감자전분 또는 고구마전분을 사용해야 바삭함이 살아납니다.
- 2차 튀김은 생략하지 마세요. 식감과 기름기 제거에 꼭 필요합니다.
- 소스는 너무 오래 끓이지 마시고 향이 올라올 정도만 가열해 주세요.
- 가슴살보다는 다리살이 유린기에는 더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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