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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먹지?

마랑탕 - 역사와 만들기

by lolololong 2025. 4. 22.

마라탕의 역사 

매콤하고 뜨거운 국물, 취향대로 골라 넣은 갖가지 재료, 입안 가득 퍼지는 얼얼한 향. 이것이 마라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라탕 한 그릇을 앞에 두고 ‘무얼 넣을까’ 고민하는 그 순간 뒤편에는  수백 년을 거쳐 이어진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음식에 대한 철학이 숨어 있습니다.

 

마라탕 

마라탕이라는 이름은 세 글자로 아주 직관적입니다. ‘마’는 산초라는 향신료에서 오는 저릿한 감각을  ‘라’는 붉은 고추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매운맛을 의미하고  ‘탕’은 국물 요리를 뜻합니다.

즉 마라탕은 저릿하면서도 매운맛이 특징인 국물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단순히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라고 여기시지만  사실 그 뿌리를 따라가 보면 마라탕은 단순한 요리가 아닌  중국 서부 지역에서 살아가던 서민들의 삶의 방식에서 시작된 실용적이고 지혜로운 음식이었습니다.

시작은  국물 한 그릇

마라탕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중국의 쓰촨 성과 충칭 지방의 강가에서 일하던 하역 노동자들과 뱃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지역은 여름엔 후덥지근하고 겨울엔 축축하고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지역입니다. 강가에서 짐을 나르고 하루 종일 물과 흙을 오가며 일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기름지고 따뜻하면서 온몸을 깨우는 자극적인 음식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던 이들은 내장, 선지, 두부 껍질, 말린 채소, 싸구려 면발처럼 값싼 재료들을 모아 끓인 국물에 산초와 고추기름을 듬뿍 넣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즉석에서 고르고  불을 피워 국물에 넣어 끓여 먹는 이 음식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오늘날의 마라탕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자유로운 음식의 탄생

마라탕의 가장 큰 특징은 재료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날 손에 들어온 재료로 만들고 먹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조합하는 것. 이 자유로움은 지금도 마라탕의 핵심 정체성으로 남아 있습니다.

초기의 마라탕은 조리법도 간단했습니다. 뜨거운 국물에 고추기름과 산초, 마늘, 파를 넣고 고명과 면, 채소 등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끝. 양념이나 육수의 비율도 모두 조리사마다 달랐고  그 지역 특성에 따라 재료와 간의 강도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이처럼 마라탕은 재료, 양념, 맛을 모두 사용자 맞춤으로 구성할 수 있는 최초의 길거리 음식 중 하나로  중국 서민들의 삶에 녹아든 실용적 음식이었습니다.

마라 문화의 확장 

시간이 지나면서 ‘마라’라는 조리 방식은 하나의 음식 문화로 발전합니다. 쓰촨 지역에서는 마라탕뿐 아니라 마라샹궈(볶음요리), 마라훠궈(샤부샤부식), 마라 국수, 마라소스 등 다양한 형태로 ‘마라 맛’을 응용한 음식이 등장하게 됩니다.

마라의 세계는 단순한 맛의 조합을 넘어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감각을 일깨우는 미각 체험이자,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맞춤형 외식 문화의 시작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도시에서는 지금의 마라탕 가게처럼  고객이 직접 재료를 골라 바구니에 담고 무게를 재서 가격을 계산한 뒤 국물에 끓여주는 셀프마라탕 가게가 생겨났습니다.

이 시스템은 빠르고 간편하고, 취향에 맞게 조리할 수 있는 외식의 새로운 형식으로 주목받았고, 특히 바쁜 직장인과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한국에 상륙한 마라탕  

한국에서 마라탕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시기는 2018년 이후입니다. 중국에서 유학을 마친 이들이 귀국하면서 소개되었고, SNS,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입안이 얼얼해지는 매운 국물’이라는 이국적인 자극이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이후 마라탕은 셀프바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왔고  많은 사람들이 오이, 면, 고기, 해물, 유부 등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며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마라탕은 매운 국물 한 그릇으로 시작했지만 그 안에는 사람들이 지치고 배고픈 삶 속에서 찾은 위로와 에너지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현대에 와서는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완성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음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재료 준비 

 채소류

  • 청경채, 배추, 숙주, 부추, 미나리
  • 양배추, 시금치,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단백질류

  • 유부, 두부, 푸주, 어묵
  • 차돌박이, 소고기, 양고기, 햄, 소시지, 해산물

 면류

  • 중화면, 넓은 당면, 라면사리, 우동면, 칼국수면, 수제비

 향신료 및 양념

  • 고추기름 3큰술
  • 마라소스 또는 마라향궈 페이스트 2~3큰술
  • 산초 1작은술
  • 다진 마늘 1큰술
  • 다진 생강 1작은술
  • 굴소스 1큰술
  • 간장 1큰술
  • 설탕 1작은술
  • 소금, 후추 약간
  • 육수 또는 물 3컵

 재료 손질 및 전처리

채소와 버섯은 손질해 깨끗이 씻고  두부는 깍둑썰기합니다. 유부는 데쳐서 기름기를 제거하고 푸주는 미리 불려둡니다. 고기는 얇게 썰어 준비하고  당면은 30분 이상 불려둡니다.

 마라 국물 만들기

  1. 냄비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 생강, 파, 산초를 볶습니다.
  2. 마라소스를 넣고 붉은 기름이 돌 때까지 볶습니다.
  3. 물이나 육수를 붓고 끓인 후 간장, 굴소스, 설탕, 소금, 후추로 간합니다.
  4. 중불로 줄이고 5분 정도 더 끓여 향을 충분히 우려냅니다.

 재료 넣기 – 순서대로 넣는 것이 중요 

  1. 떡, 감자, 단단한 채소를 먼저 넣습니다.
  2. 그 다음 두부, 유부, 버섯, 어묵을 넣습니다.
  3. 고기는 마지막에 넣어야 질겨지지 않습니다.
  4. 면은 끓이기 직전에 넣어 2~5분 정도 익힙니다.
  5. 청경채, 미나리, 숙주는 마지막에 살짝 넣고 데칩니다.

 마무리  

모든 재료가 익으면 뚝배기나 넓은 그릇에 담고 산초가루, 고수, 땅콩가루, 고추기름 등으로 마무리 장식합니다. 국물과 건더기를 함께 담아 각자의 그릇에 덜어 드셔도 좋고 큰 냄비를 중심으로 나눠 드셔도 좋습니다.

 

  • 산초는 처음에는 소량만 사용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 고수는 선택 사항이며  땅콩가루나 참깨는 고소함을 더해줍니다.
  • 국물이 남았을 경우, 칼국수나 밥을 넣어 마무리 요리로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 전골 냄비를 이용해 테이블 위에서 끓이며 드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마라탕은 얼핏 보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조리법만 이해하고 한두 번 만들어 보시면 정말 자신만의 레시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음식입니다.

입 안이 얼얼해질 만큼 강한 자극,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고소함과 감칠맛은 단순한 국물 요리를 넘어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한 끼 식사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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